주방기구의 중요성 가사노동을 잘 하기 위해서 필요한 가장 중요한 것들 중의 하나가 주방기구들이다. 어떤 주방기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가사노동이 쉬워지기도 하고 어려워지기도 한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가사노동에 대해서 쓰기 전에 주방기구들에 대해서 집중적인 연구를 해보고자 한다. 나는 미국에 살 때 백화점에 가면 정신없이 구경하거나 반드시 들러야 하는 코너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주방기구 코너이다. 그리고 전기 전자 코너에서도 주방용품 앞에서 발길을 잘 떼지 못한다. 우리가 자주 가던 백화점 중에 메이시스 라는 백화점이 있다. 주방용품은 단연 이 백화점이 압권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다양하고 많은 제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우선 무엇이건 살 수 있고 다음으로는 품질은 쓸만 하면서도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제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시어즈가 있다. 시어즈에는 가면 주방용 전기제품들이 아주 장관을 이룬다. 덩치가 큰 냉장고로부터 시작해서 개스 오븐, 토스터까지, 그리고 주방일 외에도 가사노동에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세탁기라든지 건조기라든지 없는 것이 없이, 그 종류도 다양하게 쌓여 있다. 여기서 산 가사노동 용품도 만만치 않게 많다. 아내와 같이 가면 항상 아내가 날 끌고 나와야 주방용품 코너에서 나올 수 있었다. 나 혼자 가면 정말 시간이 허락하면 몇 시간이고 이 제품 저 제품 만지작거리고 제품의 용도나 사용법 등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주방제품의 문제점 그런데 한국에 오고 나니까 그런 곳이 없다. 백화점엘 가도 값비싸고 디자인만 화려한 것들 일색으로 조금 갖다 놓았을 뿐 제대로 이거다 싶을 정도의 구색과 제품을 갖춰놓고 장사는 곳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나마 남대문 대도마켓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주방용품 소매업이 영세하다. 가격도 문제다. 값이 괜찮다 싶으면 제품의 질이 형편없고 좀 쓸만하다 싶으면 가격이 천정부지이다. 가격만 문제인 것이 아니라 디자인도 정말 문제다. 주방용품을 보고 있노라면 이게 주방에서 요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디자인 된 것인지 아니면 관상용으로 디자인 된 것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방용품은 무거운 것들이 많고 또 가벼워도 수시로 씻고 정리해야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설거지 하기가 쉽고 사용하는 데 용이해야 한다는 점이다. 설거지 하기 쉽고 보관하는데 공간 이용이 용이한 디자인, 사용하면서 다치지 않고 안전한 디자인, 이런 것에 초점을 맞춘 주방용품 구하기가 정말 쉽지 않은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한국의 주방일을 거의 대부분 도맡아 하고 있는 이들인 한국의 가정주부들은 대부분 미적인 면에만 치중하고 실용적인 면은 거의 따지지 않는 건지, 아니면 제품 생산 회사들이 주부들의 의견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네가 보기에 아름답고 고상한 제품만 디자인하고 만들어 내는지 아무튼 불가사이한 일로 내 눈엔 비친다. 뛰어난 장인은 공구를 탓하지 않는다지만… 신기에 가까운 재주를 지닌 장인들은 어떤 공구를 손에 쥐어줘도 천하의 명품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장인은 한 세기에 한 명이 나타날까 말까 하는 노릇, 더구나 사람이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재주가 있건 없건 해야 하는 것이 가사노동이고 주방일이다 보니 주인의 재능에 관계없이 멋진 결과를 만들어내는 유능한 도구가 더욱 중요하고 필요할 터이다. 성룡이 주연한 영화 중에 턱시도 라는 영화가 있다는 거 독자들은 잘 알 것이다. 다른 영화에서는 성룡이 기막힌 무예로 악당들을 제압하지만, 그래서 그가 영웅이 되지만 이 영화에서 영웅은 성룡 그 자신이 아니라 바로 그가 입고 있는 턱시도이다. 그는 무예라고는 입문도 못한 한갖 운전사에 불과하지만 그 턱시도를 입자 어떤 무공을 지닌 사람도 그를 당하지 못하고 나가 떨어지지 않던가! 우리 주부들에게(남자건 여자건) 필요한 건 성룡처럼 뛰어난 가사노동과 요리의 달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을 무술의 달인으로 만들어주는 그 턱시도 같은 주방도구가 되겠다는 말이다. 어느 누가 휘두르던지 멋지게 자르고 다듬고 썰어내는 칼이 있다면, 어느 누가 사용하던지 가장 알맞는 상태로 음식을 조리해 내는 냄비와 가열기구가 있다면 누가 요리를 두려워하랴! 그렇다! 우리 대한민국의 천만 가사노동자들은 훌륭한 주방기구들을 달라, 그렇지 않으면 요리에서 해방을 달라! 고 오늘도 외치고 싶은 것이다. 이제 다음 편부터 본격적으로 이 주방기구에 대해서 함 알아 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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