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말한 품사에 대해서 아이에게 어느 정도 이해를 시켰으면 이제 본격적으로 영어 문장을 가르쳐보자. 이 때 주의할 것은 앞에서 말했듯이 대부분 be동사 문장이 쉽기 때문에 be동사 문장만 자꾸 예를 드는 잘못을 범하기 쉽다는 점이다. be동사 문장과 함께 일반동사 문장을 같이 소개해야 아이들이 be동사와 일반동사가 같은 동사라는 한 부류에 속하는 것이고 모든 문장에 be동사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be동사와 일반동사 문장을 골고루 섞어서 소개하되 문장은 우선 평범하고 쉬운 긍정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긍정문을 예로 제시하면서 당장 걸리는 문제가 주어의 인칭과 수이다. 우리나라 말에는 인칭이라는 것이 없어서 이것을 이해시키는 것 또한 그리 녹록치 않다. 아이들은 왜 인칭이라는 것이 필요한지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인칭이라는 말의 뜻을 자세히 설명해 줘야 한다. 인칭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사람을 부르는 방식에 따라서, 부르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구분을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잘 설명해야 한다.
서양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엄마나 아빠나 어느 누구보다도 우선은 자기 자신이 중요하다. 이것이 서양사람들이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 자신보다 부모나 자식을 더 중요시하는 면이 있다. 특히 자식에 대한 사랑은 끝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은 가끔 서양사람들보다 더 서양스럽게 자식을 쉽게 버리는 사람들 종종 눈에 띄지만 그래도 아직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자식을 자기보다 더 소중히 생각하고 평생 자식을 돌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그러나 서양사람들에게 있어서 자식은 키울 때 부모에게 즐거움을 주는 대상이지 부모 자신보다 더 중요한 그 어떤 대상은 아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존재인 자기 자신을 지칭하는 말, 즉 "나" 라는 말이 1인칭이 된다.
이 인칭의 중요도에 따라서 동사의 형태가 달라진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우리나라 말은 인칭에 관계없이 서술어는 항상 일정하다. 그러나 영어는 주어가 누구냐에 따라서 술어가 변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와 "우리"가 1인칭이고 "너"와 "너희들"이 2인칭이 되며 그 밖의 모든 것들이 3인칭이라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3인칭에는 비록 사람이 아니지만 여기에 속하는 것들이 무수히 많다는 것을 또 납득시켜야 한다. 일인칭과 이인칭이 아닌 것들은 모조리 삼인칭이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도록 강조해서 설명한다. 따라서 이 세상에서 I, we, you 이 세 단어를 제외한 모든 명사와 대명사는 3인칭이 될 수밖에 없다. 그들 중에서 숫자가 하나인 것은 3인칭 단수요 두 개 이상인 것은 3인칭 복수가 된다는 것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되풀이해서 설명하고 암기시켜야 한다.
특히 서양사람들에게는 숫자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하나냐 아니면 둘 이상의 복수냐 하는 문제가 심각한 것이어서 이것을 꼭 구분한다. 서양사람들은 수를 잘못 말하는 법이 없다. 대명사를 사용할 경우에도 복수인 경우에는 반드시 복수형을 사용한다.
어떤 사람이 길거리에서 장갑을 한 짝을 보고서 I saw them. 이라고 말하는 법이 없다. 반드시 I saw it. 이라고 말한다. 또 두 짝을 봤으면 반드시 them을 쓰지 it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것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작동을 해서 아무리 능숙하게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이라도 이런 것까지 거짓말은 잘 못한다.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O. J. Simpson 재판 때 변호인단이 걸고 넘어진 것도 바로 이 them이었다. 한 경찰이 초창기 진술에서 피묻은 장갑을 심슨의 전처인 니콜의 집에서 봤느냐고 물었을 때 I saw them. 이라고 대답을 함으로써 니콜의 집에서 장갑 두 짝을 봤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인정해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그 중 하나가 다시 심슨의 집에서 발견되었으니 이는 명백히 경찰이 심슨의 집에 그 장갑을 갖다 놓은 것 외에 설명이 안 된다. 이미 경찰이 두 짝을 다 발견했는데 어떻게 또 하나의 장갑이 심슨의 집에서 발견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숫자 개념이 상당히 희박하다. 그래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사소한 문법 문제들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수의 문제이다. 그래서 영어를 배우는 초창기에 이 수의 문제를 확실하게 머리 속에 박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강조해서 철저하게 가르쳐도 나중에 수시로 이 문제를 틀린다. 그래서 적당히 소설 쓰듯이 독해를 하고 영어를 가르치는 방법으로 배운 아이들은 나중에 이런 문제에 커다란 허점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각각의 인칭은 제각각 단수와 복수의 인칭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줘야 한다. 우리나라 말처럼 그냥 대충 넘어가서는 절대로 안 되는 문제가 이 수의 문제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시켜 줘야 한다. 우리나라 말에서는 수박이 백 개 있어도 수박이 있다 라고 말했다고 틀린 말을 했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영어에서는 반드시 수박들이라고 말해야 한다. 대명사를 쓸 때에도 반드시 그것들(they)이라고 말해줘야 한다.
그래서 평소에 한국말을 할 때에도 숫자 개념을 엄격하게 심어서 말하도록 해주면 도움이 된다. 복수일 때에는 반드시 "들" 이라고 하는 복수형 접미어를 붙여서 말하는 습관을 길러두면 영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우리는 "my mother" 을 우리 엄마라고 하지 나의 엄마라고 하지 않는다. 언어의 문화적 차원이 여기서 중요성을 발휘하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공동체를 염두에 두고서 나와 어떤 개인과의 관계성을 생각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개인과 개인으로서의 관계성만 추구하기 때문에 이렇게 언어에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타국의 언어, 다른 문화권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그 문화에 그만큼 동화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영어공용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깡그리 포기하고 영어 문화권 안으로 들어갈 것을 주장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인칭을 납득시키고 인칭대명사들 중에서 인칭에 따른 주격의 종류를 다 숙지했으면 이제 격을 가르쳐야 한다. 영어는 우리말처럼 조사가 없는 대신에 격이라는 형태를 통해서 주어, 소유 관계, 목적격을 표현한다는 것을 설명해야 하는 것이다.
이 주격은 우리말에서 "은, 는, 이, 가" 등의 조사가 붙는 말로서 한 문장 안에서 주인공의 역할을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즉, 우리말에서 마지막 끝나는 부분의 주인공이 바로 주어이며 인칭대명사 중에서 바로 이 주인공의 역할을 하는 것이 주격이라고 설명을 하면 잘 알아들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Soojung goes to school(수정이는 공부하러 학교에 간다)." 라는 말에서 마지막 끝나는 부분의 "go(간다)" 라는 말의 주인공은 "Soojung(수정이는)"이므로 "Soojung(수정이는)" 이라는 말이 주어에 해당하며 "She is smart(그녀는 똑똑하다)." 라고 말할 때 "She(그녀는)" 라는 말이 "is smart(똑똑하다)" 라는 말의 주인공이므로 "She(그녀는)"가 주어에 해당하게 된다.
다음으로 소유격이 있는데 소유격은 누군가가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말이라는 것을 납득시킨다. 즉, 수정이가 가지고 있는 연필은 "Soojung's pencil(수정이의 연필)" 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때 "Soojung's(수정이의)" 라는 말이 pencil(연필)이 수정이의 것이라는 점을 나타내므로 곧 소유격이 된다고 설명을 한다. 그리고 대명사도 마찬가지로 "her pencil(그녀의 연필)" 이라는 말에서 "her(그녀의)" 라는 말이 그녀가 연필의 주인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때문에 소유격이 된다고 설명을 한다.
그러므로 소유격 뒤에는 반드시 가지고 있는 어떤 물건을 가리키는 명사가 따라와야 한다는 것도 이 때 설명을 해서 알려주면 좋다. 소유격과 명사는 항상 쌍으로 함께 다니는 사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중에 여기서 많이 틀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인칭대명사의 소유격에는 각각의 주격에 따라가는 나의, 우리의, 너의, 너희들의, 그의, 그녀의, 그것의, 그들의 등이 있음을 알려준다.
목적격은 "~에게" 혹은 "~을(를)" 이라고 말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것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예는 "give(준다)" 라는 동사와 관련시켜서 설명을 할 때이다.
아빠가 저녁 때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시면서 "내가 오늘 줄게 있다" 라고 큰소리로 말씀하시면 뭐가 제일 궁금하지? 라고 물으면 대부분 아이들은 "뭘 주려는 걸까?" 하는 점이 가장 궁금하다고 답을 한다. 그 때 바로 그 "무엇을"에 해당하는 말이 목적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런 다음에 두 번째로 궁금한 게 뭐냐고 물어보면 그것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가 궁금하다고 말한다. 10중 8,9는 그렇데 답한다. 그러면 그 때 "누구에게" 라는 말도 역시 목적어에 해당한다고 알려준다. 그래서 목적격에도 역시 나에게(나를), 우리에게(우리를), 너에게(너를), 너희에게(너희들에게), 그녀에게(그녀를), 그에게(그를), 그것에게(그것을), 그들에게(그들을) 등과 같은 것들이 있음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알려줄 것은 소유대명사이다. 소유대명사는 소유격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가지고 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으로 가지고 있는 물건 그 자체를 가리킬 때 사용하는 말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려준다. 그래서 소유대명사는 소유격과 달리 뒤에 소유하고 있는 물건에 해당하는 명사가 올 수 없다. 이미 대명사 자체로서 물건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소유대명사의 뜻은 따라서 나의 것, 우리의 것, 너의 것, 너희들의 것, 그의 것, 그녀의 것, 그들의 것 등이라는 것을 가르쳐준다. 특히, it는 소유대명사가 없다는 것도 확실히 이해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소유대명사는 mine만 제외하면 모두다 각각의 소유격 끝에 "s"를 덧붙임으로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다만 his는 어차피 소유격도 s로 끝나므로 소유격과 소유대명사가 모양이 같다는 것을 알려준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여서 말하고 싶은 것은 모든 명사와 인칭대명사를 제외한 대명사들은 그 자체로서 주격과 목적격이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은', '는', '이', '가' 등의 주격이나 '을', '를' 과 같은 목적격 조사가 없는 영어에서는 명사와 대명사를 그 자체로 주어와 목적어로 쓸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아이의 이해력 정도에 맞추어서 가르쳐주면 영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인칭대명사와 각각의 격에 대해서 이 정도 설명을 해주면 초등학교 4-5학년 수준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학생이 거의 없고 3학년에서도 아이의 이해력에 따라서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내 아이를 위한 일이 아닌가? 용기를 내서 아이에게 이런 것들을 차분하게 설명해보자. 아이에게 가르치면서 부모 자신도 비록 아주 기초적인 것이지만 새롭게 정리가 되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함께 공부를 하다보면 아이와 함께 영어를 배워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직은 완전 기초라 쉽지만 이 강의를 끝내갈 때쯤이면 함께 배우게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제 예문을 정리해 보겠다.
I like your radio.
I like yours.
You have my notebook.
You give me a game.
My mom's name is Mrs. Kim.
His uncle is a doctor.
He gives you a pen.
She makes a desk.
She eats theirs.
We are her sons.
We go to our home.
You have hers.
You break mine.
You are good teachers.
They see a movie.
They are beautiful flowers.
They eat its fr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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