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의 실제

처음 가르쳐야할 사항들 3: 대등(등위)접속사

돌김짱 2007. 5. 13. 09:09

  영어 교육이 진행됨에 따라서 점점 어려운 문장이 등장하게 된다. 짧고 간단한 문장에서 점점 길고 복잡한 문장으로 바뀌어 가는데 이렇게 문장이 복잡해지는 데 큰 몫을 하는 것이 바로 대등접속사이다. 아이들이 처음 영어를 배우면서 이 대등접속사가 나오면 아주 헷갈려하는 데 그 이유가 이 대등접속사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그렇다.


  예를 들어보자. He has a pencil and an eraser. 라는 문장을 아이들은 "그는 한 개의 연필과 한 개의 지우개를 가지고 있다" 라고 해석을 할 것이다.


  그런데 He has a pencil and give it to me. 라는 문장은 "그는 하나의 연필과..." 이렇게 막혀버린다. 즉, and를 어떻게 연결해야할지 막막해 지는 것이다.

 

  물론 눈치 빠른 아이들은 금새 "그는 하나의 연필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나에게 준다" 라고 해석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석을 해내도 아이들은 항상 불안하다. 대등접속사만 나오면 당황스러운 것이다.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연결을 해야할지, 항상 감으로, 느낌으로, 대충 소설 쓰듯이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어떤 법칙이 있는 건지 불안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영어를 배우면서 몇 개의 예문들을 소화해 내고 나면 바로 가르쳐줘야 할 사항이 바로 이 대등접속사이다.


  대등접속사를 가르쳐줌에 있어서 가장 먼저 일러줘야 할 것이 대등접속사라는 말의 뜻이다. 대등이라 함은 양쪽이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등위라는 말도 동일하다. 등위란 위치가 같다는 뜻이고 대등이라 함은 마주보는 두 개가 서로 같다는 뜻이니 대등이라는 용어와 등위라는 용어는 궁극적으로 같은 말이다.

 

  접속사란 두 개를 서로 연결하는 말이라는 뜻이다. 즉, 두 개의 말을 서로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말을 접속사라고 한다는 것을 이해시킨다.


  그렇다면 대등접속사란 결국 대등이란 말과 접속사란 말의 결합으로서 위치가 같거나 마주보는 서로 같은 말을 연결시켜주는 데 사용하는 말이란 뜻이 된다. 문법 용어들 중에서 그 말이 의미하는 바와 실제 의미가 정확하게 일치하면서 또 비교적 쉬운 용어로 쓰인 몇 안 되는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대등접속사라는 말이다.


  그러면 이제 남은 문제는 위치가 같거나 마주보면서 서로 같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하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사실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영어에는 말의 형태에 따라서 단어와 구와 절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방법이 있다. 단어란 하나의 뜻을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의 단위를 말한다. 단어를 분해하면 더 이상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 분해해도 또 뜻을 가지기도 하지만 그런 특별한 경우는 제외하고 단어란 뜻을 가지는 최소한의 단위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접속사' 라는 말에서 '접' 자와 '속사' 라는 글자를 따로 띄워놓으면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 물론 '속사' 라는 말은 빨리 쏜다는 뜻을 가진 또 다른 낱말이 되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는 우연히 그렇게 되는 것일 뿐이다.


  아이들에게 이 단어와 구와 절의 개념을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초기에 가르쳐 주는 건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단어가 무엇인지는 가르쳐 줘야 한다. 그래서 여기 단어의 개념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등접속사란 이 단어들이 접속사를 중심으로 양쪽에 대등하게 펼쳐져야 하는 접속사라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도 단어의 개념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그렇다! 대등접속사란 그 접속사를 중심에 놓고 양쪽에 대등한 단어들이 와야 하는 접속사이다. 한 쪽에 명사가 오면 다른 쪽에도 명사가, 한 쪽에 동사가 있으면 다른 쪽에도 동사가, 한 쪽에 하나의 문장이 있으면 다른 쪽에도 문장이 있어야 하는 접속사가 바로 이 대등접속사이다.

 

  그래서 대등접속사를 두고서 그 뒤쪽에 명사가 하나 달랑 있으면 앞에서도 명사 하나만 뒤의 명사와 연결시켜야 한다. He has a pencil and an eraser. 라는 예문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여기서 and는 a pencil과 an eraser를 연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등접속사 다음에 동사가 있으면 앞에서도 동사를 포함한 전체를 해석해서 접속사 뒤의 말과 연결시켜야 하는 것이다. He has a pencil and gives it to me. 라는 예문이 바로 이 경우이다. and 다음에 gives라고 하는 동사가 있으므로 앞에서도 has라고 하는 동사부터 and 앞에까지를 해석해서 그것과 and 다음의 내용과 연결을 시켜 "(그는) 하나의 연필을 가지고 있다" 와  "그것을 내게 준다"를 and로 연결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전체의 해석은 '그는 하나의 연필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내게 준다" 라고 해석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등접속사를 가운데에 두고 두 무더기의 말이 연결될 때에는 서로 중복이 될 경우 어느 한 쪽에서 생략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면 더욱 좋다.

 

  우리나라 말도 "나는 연필을 가지고 있고 나는 책을 가지고 있고 나는 가방을 가지고 있다" 라고 해도 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나는 연필을 가지고 있고 책을 가지고 있고 가방을 가지고 있다" 라고 하거나, 더 나아가 "나는 연필과 책과 가방을 가지고 있다" 라고 할 수 있듯이 영어도 "I have a pencil and I have a book and I have a bag." 이라고 할 수 있지만 뒤에 나오는 'I'를 생략해서 "I have a pencil and have a book and have a bag." 이라고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중복되는 동사인 have도 생략해서 "I have a pencil and a book and a bag." 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면 된다.

 

  그리고 and도 ,(comma, 카머)로 생략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자. 즉, 문장 속에서 카머는 and와 같은 뜻으로 사용될 때가 종종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그래서 위의 예문의 가장 간단한 형태는 "I have a pencil, a book and a bag." 이 된다. 이제 간단한 예문들을 직접 만들어서 보여주고 아이들에게 직접 만들어 보라고 시키면서 확인하면 대등접속사에 대한 공부는 그 목적을 달성하게 될 것이다.